본문 바로가기
인물&사건

앤 불린Anne Boleyn, 시대가 바꿔 입힌 여러 가지 옷

by gogoworld 2025. 5. 22.
반응형

사슴 사냥에 함께 나선 헨리8세랑 앤 불린

 

1536년 5월 19일, 앤 불린Anne Boleyn은 남편 헨리 8세의 명령에 따라 참수되었다. 헨리 8세는 한편으로는 그녀를 근친상간을 저지른 매춘부로 규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프랑스에서 전문 참수인을 고용해 도끼가 아닌 칼로 최대한 고통 없이 그녀의 목을 베도록 했다(이 모든 것은 그의 다음 왕비인 제인 시모어Jane Seymour한테 구애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앤은 잔혹한 헨리 8세를 대응해 '왕의 창녀the king’s whore'라 했지만, 18세기와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낭만적인 희생자, 즉 잔혹한 폭군 남편한테 파멸된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떠올랐다.

주느비에브 뷔졸드Geneviève Bujold가 앤 역을 맡은 영화 <천일의 앤Anne of the Thousand Days>은 이러한 전통을 잘 보여준다.

20세기 후반의 좀 더 실용적이고 페미니즘적인 관점은 앤이 유럽 역사상 가장 야심차고 지적이며 중요한 왕비 중 한 명이었으며, 남성 후계자를 낳지 못한 그녀의 무능함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개혁적 기독교적 의제 때문에 보수적인 종교계와 ​​토마스 크롬웰, 그리고 결국 국왕과 갈등을 빚게 되었고, 헨리 8세가 앤에게 구애하는 것은 왕실의 괴롭힘을 일삼는 조직적인 행위였으며, 그녀는 최선을 다해 이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캐서린 하워드Catherine Howard와 캐서린 파Catherine Parr에 대한 국왕의 구애 역시 동의가 부족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현대적인 관점은, 극도로 성차별적이었던 시대에 앤은 시대의 규칙을 따르고 자신의 아름다움과 성적 매력을 자신과 가족의 출세를 위해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볼린 가문이 출세지향적이었기에 앤은 계산적이고 부패하며 파렴치한 인물로 묘사될 수도 있다.

 

앤 불린. 문젠 헨리의 많은 여자 중 한 명이었다는 점이다.



필리파 그레고리Philippa Gregory 소설 『또 다른 볼린의 딸The Other Boleyn Girl』에 나오는 노골적으로 악랄한 앤은 이러한 생각을 거의 한계점까지 끌고 갈 수도 있지만, 한때 에트나Etna 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만큼 극단적이지는 않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화산 한가운데서 사악한 앤 볼린 왕비가 헨리 8세를 유혹하여 가톨릭 신앙에서 멀어지게 한 죄로 영원한 불의 고통 속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결국 앤 역시 시대의 부름에 따라 갖가지 옷을 걸침을 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