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lood tablet inscribed with the Babylonian account of the flood from the Epic of Gilgamesh. Iraq, 7th century BCE
길가메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왕조 초기, 대략 기원전 2600년 무렵 우루크 제1왕조를 다스렸다는 전설적인 왕이자 영웅으로, 이 지역 많은 신화나 서사시에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특히 고고학 발굴을 통해 이 지역에서 그의 영웅담을 적은 이른바 길가메시 서사시가 점토판에 쐐기문자로 적은 형태로 발굴됨으로써 더욱 유명해졌다.
현재까지 발굴성과를 보면 대략 기원전 2000년 무렵 점토판에는 그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은 그런 점토판 문서 중 하나로서, 저 대목은 길가메시 서사시 중에서도 바빌로니아 홍수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기원전 7세기 무렵 작품이다.
저에서 보이는 홍수가 훗날 성서에서 말하는 그 노아의 홍수로 슬쩍 끼어들어간다.
저 서사시를 보면 길가메시는 반신반인에 가깝다.
다만 혈기가 지나쳐 걸핏하면 주먹질이요 무엇보다 색을 너무 밝혔다.
하긴 뭐 영웅호색이라는데 그 호색한 대표주자가 저 친구다.
당연히 성격은 괴팍.
참지 못한 우루크 신민들이 신들한테 도와달라 살려달라 빌기에 이르렀다.
이에 신들은 엔키두라는 남자를 급조해 보내게 된다.
하지만 실수를 했는지 이 놈 역시 난폭하기 짝이 없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에 저 엔키두를 사람 하나 제대로 만들겠다 해서 신들은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난나(이슈타르)를 위해 봉사하는 여사제 샤마트를 내려 보낸다.
샤마트는 엔키두한테 무엇보다 섹스가 주는 탐닉을 가르치면서 야생에서 끌어낸다.
인간 세상 가서 어케든 해보라는 심산이었다.
마침 마을 결혼 잔치에 샤마트와 함께 나타난 엔키두는 결혼 직전 신부랑 하룻밤을 즐겨야 한다는 길가메시랑 맞닥뜨리고선 대판 쌈박질을 벌인다.
한데 역시 남자는 이런 일을 통해 형님동생이 되는 법.
엔키두는 길가메시의 시다리바리가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향을 떠나 훔바바라는 삼나무 숲에 사는 괴물이자 산림의 수호신과 싸우라는 지시를 신들한테 받는다.
엔키두와 길가메시는 마침내 삼나무 숲에 들어서 훔바바를 만나 격투 끝에 신 샤마슈 도움을 받아 물리친다.
훔바바한테 치명상을 낸 것은 엔키두의 창이었다.
목숨을 구걸하고 샤마슈도 그러라고 하지만 살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엔키두 꾐에 넘어가 길가메시는 결국 훔바바를 죽인다.
룰루랄라 승리에 도취한 그의 앞에 여신 이난나가 나타나 나캉 알콩달콩하자고 유혹하지만, 이 여신 지난날 애인들이 결국에는 비참하게 죽어간 전력을 알기에 길가메시는 안 된다 단칼에 거절한다.
어머 쪽팔려 분노한 이난나가 아누한테 호소하니 아누가 마침내 길가메시 손보게 하겠다고 하늘의 황소를 보낸다.
그렇지만 등신 같은 황소.
그만 엔키두한테 뿔이 잡힌 채 길가메시가 휘두른 칼에 비명횡사하고 만다.
하늘의 소가 왜 죽어?
암튼 황소를 만만하게 보기 시작한 인간들이 훗날 투우를 만들고 한국 씨름판에선 경품으로 내걸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니 이기지 그랬냐?
자신들의 신물이 죽어버리자 신들이 분노한다.
길가메시 이 새끼 가만 안둘끼데이 하면서 우선 그의 시다바리 엔키두를 병에 걸리고 하고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
평생 시다만 할 듯한 절친이 허망하게 죽자 죽음의 공포가 엄습한 길가메시는 나도 영원한 삶을 사는 신이 되겠다고 해서 영웅 우트나피슈팀을 찾아 나선다.
우트나피슈팀은 대홍수에서도 살아남았고,신들한테 간택되어 불사가 되었기에 나도 팁 좀 달라 할 참이었다. 이 대목에서 이 대홍수 이야기가 나온다. 저때가 아마 을축년 대홍수랑 비슷했나 보다.
그가 산다는 마시 산 입구에서 문지기한테 잠시 면박당하다가 마침내 산으로 들어선 그는 바닷가 옆 아름다운 정원에 이르러 그 황홀한 광경에 도취한다.
이곳에서 여신 시두리 사비투는 길가메시 발걸음을 늦추려 했지만 떼를 쓰는 데 두 손 들고선 그래 네 맘대로 하고서는 한 술 더 떠서 우프타피슈팀한테 가는 길을 아는 사공 루시나비까지 알선한다.
루시나비가 모는 배를 타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 명계에 이르는 길가메시는 드디어 우트나피슈팀을 만나고선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팁 하나만 주소 읍소하니 우트나피슈팀은 인간에게 죽음이란 잠처럼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선 6일 낮 7일 밤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는지 해보라고 하니 큰소리 뻥뻥친 길가메시는 내가 왜 못해여 하고선 곧바로 시험에 들었지만 곧바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비싼 차비 주고 예까지 왔는데 그냥 보내기 미안해서인지 길가메시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우트나피슈팀은 바다 밑바닥에서 자라는 불로초 존재를 알려준다. 꼭 돌아갈 때 알려주더라? 미리 알려주면 다시 한 번 도전이라도 하지?
하지만 길가메시가 불로초를 뽑자마자 뱀 한 마리가 훔쳐가서서는 지가 냉큼 먹어버리고 말았다.
에랏 니미럴 하는 순간 약초 먹은 뱀 허물을 벗고, 젊음을 되찾았다.
허망해 하는 길가메시한테 엔키두가 망령으로 나타나 내가 명계에 갔더니 극빈자 비참 생활이더라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뭐야?
허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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